IMF시절 통도사 시주함 돈 훔친 소년
“곧 태어날 애기한테 당당하고 싶다”
시주함에 손편지와 함께 200만원
![[챗GPT이미지합성]](https://wimg.mk.co.kr/news/cms/202409/09/news-p.v1.20240909.17168423ea1c47b59007c2f239b0f1ac_P1.jpg) 모두가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던 1997년 위환위기 시절.
전국 사찰의 시주함이 털리는 사고도 많았던 시절. 한 소년도 시주함에서 돈을 훔쳤다. 3만원이었다. 처음의 절도가 성공하자 사찰을 두 번째 찾아간 소년.
그러나 거기서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아무말 없이 고개를 젓기만 했고 소년은 집으로 돌아간 후 그날의 상황을 마음 속으로 혼자 간직한 채 곧 태어날 아이의 예비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27년후 다시 그곳을 찾아 시주함에 편지와 함께 현금 200만원을 넣었다.
최근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자장암 관계자는 시주함을 열다가 한 통의 손 편지와 함께 현금 200만원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손 편지는 “어린 시절 생각이 없었습니다. 27년 전에 여기 자장암에서 시주함을 들고 산으로 가서 통에서 돈을 빼갔습니다. 약 3만원 정도 기억납니다”로 시작됐다.
이어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습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잘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스님이 주문을 넣어서 착해진 거 같습니다” 고 회상하며 당시 자비를 베푼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글 말미에는 “곧 애기가 태어날거 같은데 애기한테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날 스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며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며 더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한 다짐을 담았다.
현금과 편지를 보낸 주인공의 어깨를 따뜻하게 잡아준 스님은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후 자장암에 기거하는 현문 스님이다.
사연을 접한 통도사 영축문화재단 관계자는 “스님은 소년의 얼굴을 잘 기억하진 못하지만, 당시 어려운 IMF 시절 불전함 주변을 배회하던 사람들이 많았고 그 소년도 그랬다. 소년의 어깨를 잡고 아무 말 없이 돌려보낸 기억이 생생하다”며 “정말 아름다운 인연으로 돌아온 감동적인 편지”라고 말했다.
자장암 관계자는 “스님은 가슴 따뜻한 이 손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면서 그 주인공에게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되길 축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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