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동주택 충전기 중 완속 충전기 98.3%
완속 충전기는 전기차와 통신 못해
 최근 과충전도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서울시가 90% 이상 충전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된 충전기 대부분이 과충전을 자체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24만5435개 중 98.3%는 완속 충전기였다. 대부분 완속 충전기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돼 있지 않아 차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충전 상태 정보(SoC)를 받을 수 없다. 자체적인 과충전 방지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PLC 모뎀을 장착한 완속 충전기도 나오고는 있지만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단계다.
근린생활시설도 사정은 비슷하다. 근린생활시설에 설치된 전체 5807개 충전기 중 완속 충전기는 70.5%인 4093개로 급속 충전기보다 훨씬 많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이용자가 많은 교육 문화시설이나 상업시설도 완속 충전기 비율이 각각 80.6%와 71%에 달한다.
전기차 BMS에도 과충전 방지 기능은 있어 충전기에 PLC 모뎀이 장착돼 있지 않다고 해서 꼭 과충전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환경부는 PLC 모뎀 장착 충전기가 전기차 과충전의 이중 방지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전기차 배터리가 충전된 뒤 운행하지 않았더라도 방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때 충전기가 꽂힌 상태라면 차에서 충전기에 추가 충전을 요구하고 충전기가 이에 응하면 과충전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PLC 모뎀이 장착된 충전기는 이런 경우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PLC 모뎀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PLC 모뎀이 장착된 충전기도 BMS에서 배터리 충전 상태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아야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데 BMS가 오작동 중인 경우 이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PLC 모뎀이 장착된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 상태 정보뿐 아니라 충전 시 온도나 배터리 내구수명(SoH) 등도 수집해 제조사와 차 소유자 등에 제공하는 등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통합관리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