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무단 공개한 30대 유튜버가 구속됐다.

8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30대 유튜버 A씨를 구속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일부 피해자에게는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들 신상까지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남성 B씨를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해 신상 정보를 공개하면서 B씨가 사는 아파트의 동, 호수는 물론 재직 중인 직장명까지 폭로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B씨는 퇴직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거주 중인 아파트 커뮤니티에도 그를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빗발치는 등 큰 파문이 일었다.

지난 6월 5일 이후 A씨에 대한 고소, 진정 등 총 18건을 접수해 수사 중인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추가 피해 사실 등을 확인해 조만간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또 후원금 등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징 보전 절차도 진행한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4년 경남 밀양에서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모두 특수강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단 10명만 기소했고, 나머지 34명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은 최근 몇몇 유튜버가 가해자들의 신상을 앞다퉈 공개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이후 일부 가해자들은 직장을 잃거나 직접 나서 사과하기도 했으나 피해자 동의 없이 사건 당사자의 정보까지 공개되면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보기도 했다. 또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8일 기준 경남경찰청에 접수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 공개와 관련한 진정 및 고소, 고발은 총 618건으로 알려졌다. 이 중 수사 대상자는 314명이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14명을 송치했고, 나머지 대상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