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챔프" 주인공 "루나" 발굴한 김영관 조교사…한국경마 대기록 목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0년 전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에 앞서 진행된 

경주마 경매 현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경주마가 있었다. 

    말의 이름은 "루나". 

    "루나"는 왜소한 데다 왼쪽 다리를 절어 그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한 채 마지막

까지 홀로 남겨져 있었다. 

    당시 신입 조교사 김영관씨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루나를 선택했다.

    루나의 낙찰가는 현재까지도 역대 최저가로 기록되고 있는 970만원.

    김 조교사는 루나의 다리를 수술하는 대신 허리를 강하게 하는 방식으로 스피드

를 올려 경주에 투입했다. 

    루나는 2005년 경남도지사배를 시작으로 2008년 오너스컵 등 큰 대회를  석권했

다. 루나의 경매 몸값 970만원의 78배에 달하는 7억5천700만원을 상금으로 벌어들였

다.

    이후 장애를 딛고 명마가 된 루나의 이야기는 영화 "챔프"로 소개되기도 했다.



   영화 속 실존 인물인 김 조교사는 그 후 한국 경마의 전설이 됐다.

    21년간 그가 훈련한 경주마의 상금만 871억원에 달한다. 

    17년 연속 최다승을 달성했고 최우수 조교사도 12회에 올랐다.

    "루나", "미스터파크", 트리플나인" 등 대한민국 최고의 경주마는 대부분  김영

관 조교사가 배출했다.

    김 조교사는 7일 기준 한국 경마 역대 최다승인 1천500승까지 3승을 남겨둔  상

태다.

    조교사는 경주마의 훈련과 관리, 출전경주 설계, 전략까지 총괄하는 스포츠  감

독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마주들 사이에서는 김 조교사를 "현대판 백락"이라고 부르며 그를 모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백락은 중국 춘추시대에 말의 생김새를 보고 그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것으

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김 조교사가 일인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말 관상"을 잘 보는 덕분이라고 설

명했다.

    김 조교사는 "루나가 비록 다리를 절었지만, 얼굴이 작고 눈이 초롱초롱했다"며

"심폐기능이 뛰어난 말의 특징인 넓은 어깨를 지니고 있어 다리가 불편하다는  결점

을 충분히 커버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조교사는 대부분의 시간을 마방이 아닌 목장을 다니며 명마를 발굴하는 데  

쓴다고 한다. 

    그는 "뛰어난 경주마는 어깨가 튼튼하고, 체형이 균형을 이루고 대칭이 맞아야 

한다"며 "또 콧구멍은 넓고 커야 하며, 가슴은 두껍고, 등은 짧고, 엉덩이는 둥그스

름해야 한다"고 좋은 경주마의 관상과 신체조건을 설명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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