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은 시간 무인 세탁방에서 세탁은 하지 않으면서 외부 음식물을 사와 밥을 차려 먹는 등 자리만 무단 이용한 이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31일 한국일보는 충북 청주에서 24시간 무인 코인 세탁방을 운영하는 A씨(32)가 최근 가게 내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예상치 못한 장면을 목격하고 허탈함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31일 새벽 20·30대 추정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음식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세탁방에 들어왔다.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식사하는 이들의 모습은 자연스러웠다. 이들 중 빨랫감을 들고 온 사람은 없었다.

일행이 식사하는 도중 세탁방을 이용하려고 가게를 찾은 다른 손님은 이들을 흘깃 보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몇 분 뒤 경찰차가 세탁방 앞에 도착했다. 경찰의 출동을 본 이들은 당황한 모습을 보이더니, 그제야 여성이 가게 한편에 있던 안마의자에 요금을 결제한 뒤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척했다. 이후 가게로 들어온 경찰이 이들에게 경고와 퇴실을 요청하자 이들은 결국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세탁방을 이용하러 온 손님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손님은 당시 상황을 업주 A씨에게도 공유했다. A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사자들과 마주치면 싸움이 벌어질까 싶어 꾹 참았다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각종 무인점포가 증가하면서 무인점포 내 절도, 기물 파손은 물론 용변 보기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무인 사진관 결제 단말기에 먹던 막대 아이스크림을 꽂아두고 간 손님 때문에 기계가 고장 나 수십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본 업주의 사연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강원 원주시에서는 한 고교생이 새벽 시간 무인점포에 들어가 과자 등을 꺼낸 뒤 계산을 시도했다가 결제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점포 내 집기를 부수는 등 40여분간 난장을 피워 재물손괴 혐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