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와 호흡 올림픽 도전
‘14회 우승’ 佛오픈 코트서
파리시민 응원받고 순항 거듭
◆ 2024 파리올림픽 ◆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파올림픽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차세대 기수’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호흡을 맞춘 남자 복식에서 8강까지 올라 올림픽 개인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16강전에서 나달-알카라스는 네덜란드의 탈론 그릭스푸어-웨슬리 쿨호프 조를 2대1(6-4 6-7(2) 10-2)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전날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 0대2로 완패해 탈락했던 나달은 복식에서 8강에 오르고 미소를 되찾았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 2016년 리우 대회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통산 세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나달을 향한 프랑스 파리시민들의 애정은 대단하다. 지난 27일 파리올림픽 개회식 성화 최종 봉송 주자 중 한명으로 나달이 등장했을 정도다. 프랑스오픈 단식 최다 우승 기록(14회)을 보유한 나달을 기념하기 위해 대회 주최 측은 지난 2021년 메인 코트 인근에 나달의 동상을 세우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내내 이 동상은 수많은 테니스 팬들의 ‘인증샷 장소’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남자 복식 2회전에서도 나타다. 롤랑가로스의 수잔-랑랑 코트는 마치 나달의 홈 코트 같았다. 최고 섭씨 37도까지 올라간 무더위에도 스페인에서 온 관중들 뿐 아니라 파리시민들 다수가 나달을 향해 ‘바모스(vamos)’ ‘알레(allez)’ 등 응원 구호를 뜨겁게 외쳤다. 나달-알카라스가 복식 전문 조합인 그릭스푸어-쿨호프의 공격을 받아내거나 강력한 스트로크로 제압할 때마다 마치 홈팀을 응원하듯 환호성이 커지면서 코트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관중들의 응원에 나달은 1세트에 이미 땀에 절은 상태에도 더욱 뛰고 더 움직였다. 경기 중간에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코트에 있던 테니스공을 머리로 받아넘기는 익살스러운 장면을 보여주는가 하면 관중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도 보였다.
2시간여 만에 승리를 확정짓자 나달은 자신이 갖고 있던 테니스공 여러 개를 관중들에게 나눠주고 긴 시간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지난 5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던 알카라스 역시 나달의 팬서비스에 함께 거들면서 코트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테니스 세계 1위를 경험한 ‘신·구 에이스’ 조합으로 올림픽 전부터 화제를 모은 나달-알카라스는 8강전에서 미국의 오스틴 크라이첵-라지브 람과 격돌한다. 16강전을 마친 뒤 나달은 “ 알카라스와 좋은 에너지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림픽을) 최대한 많이 즐기겠다”며 금메달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파리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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