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이웃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 김모씨(37)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31일 김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주민 A씨는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김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유명한 XXX(행동이 크게 어긋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였다"며 "저도 헬스장에서 서너번 봤다. 운동하다가 갑자기 상욕을 하고 소리 지르고 난동을 부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씨가 항상 낚시 가방으로 보이는 큰 가방을 메고 다녔다며 "(가방을) 신줏단지 모시듯 했다. 처음엔 골프채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흉기를 그렇게 들고 다닌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 17일에 아파트 헬스장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주민도 김씨가 평소 혼자 단지를 돌아다니며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주민들도 김씨가 놀이터에서 아이들에게 칼싸움하자고 제안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앞서 김씨는 지난 1월 관할 경찰서로부터 도검 소지를 허가받았다. 신고된 소지 목적은 "장식용"이었다. 경찰은 당시 B씨의 정신병력과 범죄경력을 조회했지만, 이상이 없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30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러 나온 주민 B씨(43)를 향해 장검을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피해자와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지속해서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김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김씨에게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시행하려 했으나 김씨가 이에 응하지 않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31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씨의 행적과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하고 가족 등 주변인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가로 파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