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미열이나 감기 증상…무증상 감염도 많아
4050 사망 원인 1위 ‘간암’의 주 원인
 매년 7월 28일은 간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010년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국가가 기념일까지 지정해 관리하는 이유는 간염이 치명적인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4~50대 암 환자 사망 원인 1위인 간암의 발생 원인 가운데 70%가 B·C형 간염인 것으로 드러났다.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겨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A·B·C·D·E형 5종류가 있는데 주로 보이는 간염은 A·B·C형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30만여명, 급성 A형 간염 환자는 4만여명, C형 간염 환자도 5만~9만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된다.
간암은 대부분 기저 간 질환이 있고, 위험인자인 B형(72%)·C형(12%) 바이러스 간염 보균자거나 알코올성 간 질환(9%) 환자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10배가량 증가하고,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0배나 커진다. 간염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간암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한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A형, 전염성 높지만 회복 속도 빨라
B·C형은 혈액·체액·분비물로 감염…만성화 땐 간경변, 간암 진행될 수도 간염은 종류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인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손과 물, 음식물을 통해 입으로 감염된다. 조개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할 때나 감염 환자로부터 오염된 주사기를 사용해도 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 20~40대는 A형 간염에 가장 취약하다. 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 보유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몸 안에 들어오면 4주간 잠복기를 거쳐 발현한다. 전염성이 높지만, 빠른 회복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증상은 1~2주 내 저절로 호전되지만, 소수 환자에게서 간 부전이 동반돼 간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급성 A형 간염은 한 번 앓고 나면 재발하지 않는다.
B형 간염은 간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간암 환자 60%는 B형 간염에 걸렸다. B형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감염된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감염된 사람과 성 접촉이나 오염된 면도날, 바늘 공동 사용 등이 위험 요인이다. 급성 B형 간염은 95% 이상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하면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B형 간염도 감기처럼 증상이 나타난다. 미열이나 구토, 식욕 부진 등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 수치가 정상인 경우도 많아 질환을 방치하기도 한다. 대부분 복수가 차거나 황달이 생겨 간 경변으로 진행된 이후에야 치료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건강검진을 통해 간암으로 진단받는 일이 많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거나 B형 간염 양성인 경우 증상이나 간수치 상관없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C형 간염도 심각한 간 질환을 유발한다. 국내 간암 발생 원인의 약 10%가 C형 간염이다. 이것도 주로 혈액과 체액, 분비물을 통해 감염된다. 일상적 접촉만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정맥주사 약물 남용, 주사침 찔린 손상, 문신 등 오염 혈액에 노출된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다. 환자 대다수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복수나 황달 증상이 나타나면 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때가 많다.
C형 간염은 주로 만성 간염이다. 한 번 감염되면 70~80%에서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그중 30%는 간경변증으로 이어진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또한 C형 간염의 경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서 언제 어디서든 다시 감염될 수 있다.
다행히 C형 간염은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율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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