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첫 진단 환자 70% 허리통증 호소
“만성질환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 놓칠 수도”
![다발성 골수종 세포의 현미경 이미지.[사진 제공 =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https://wimg.mk.co.kr/news/cms/202409/28/news-p.v1.20240928.b7170f913540421f9958c21e1750bcdd_P1.jpg)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60대 주부 A씨는 어느 날 계단을 내려오다가 허리통증이 심해지고 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겨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척추 골절로 인한 신경 압박이라는 진단을 받은 A씨는 골절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중 원인을 모르는 빈혈도 있음을 알게 됐다. 주치의는 혈액암 의심 하에 상급종합병원으로 A씨를 전원시켰다. 이후 A씨는 혈액검사와 골수검사 등을 통해 혈액암인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을 진단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A씨는 “허리가 아팠는데 혈액암 진단이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허리가 아파 병원을 방문했다가 혈액암을 진단받아 충격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 혈액암이라면 백혈병을 연상하지만 발생 빈도를 보면 다발골수종이 두 번째로 많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혈액암 인식의 달’(Blood Cancer Awareness Month, BCAM)인 9월을 맞아 28일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영훈 교수가 다발골수종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항체 생산에 관여하는 백혈구 일종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암 중 하나”라며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고령에 발생하는 대표적 혈액암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중 다발골수종은 191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7%를 차지했다. 다발골수종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가 뼈가 약해지고 파괴되는 것으로 실제로 처음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70%는 뼈 통증을 호소한다.
다발골수종은 정상적 항체 대신 M-단백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을 만들어 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여러 가지 증상들을 유발할 수 있다. 고칼슘혈증으로 인해 갈증, 구역, 의식장애와 빈혈로 인한 숨참, 어지러움, 전신쇠약 그리고 뼈가 약해져서 골절이나 허리, 갈비뼈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장기능의 감소로 몸이 붓는 증상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처음 진단받은 환자의 약 70%는 허리통증, 고관절 부위의 뼈 통증을 호소한다.
다발골수종은 질환 자체도 문제지만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골다공증,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박 교수는 “환자의 대부분이 중년 이후에 발병하다 보니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발골수종의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기존의 만성질환 증상으로 판단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뼈 통증, 빈혈, 콩팥기능 이상이 발생한 고령자는 다발골수종에 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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