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이 미국 유타주(州) 주도인 솔트레이크시티와 인천공항을 잇는 직항 노선을 개설한다. 솔트레이크시티는 미 국내선 항공편의 허브 역할을 맡는 지역인데다 실리콘밸리와도 인접해 차세대 기술산업 중심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2026년 하계 올림픽 개최도 예정된 만큼 향후 늘어날 수요에 미리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26일(현지시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델타항공은 미국 애틀랜타 델타항공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취항 계획을 발표했다. 조 에스포시토 델타항공 네트워크기획 수석부사장은 "솔트레이크시티~인천 노선은 델타항공이 오래전부터 검토해 온 신규 노선으로 코로나19로 다소 지연됐으나 이제 취항을 확정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미국의 남서부와 아시아의 비즈니스 및 레저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하늘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인천~솔트레이크시티 노선에 에어버스 A350-900(275석)이 투입해 내년 6월부터 주 7회 운항할 예정이다. 이번 신설 노선은 아시아 지역 유일한 솔트레이크시티 직항편이다. 앞서 일본 나리타 공항에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이 2009년 첫 직항편을 운항했다. 이후 이 항공사가 2010년 델타항공에 합병되면서 2011년까지 직항편이 유지됐다. 당시 델타항공은 나리타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잇는 노선을 소규모로 운행했다. 하지만 경제성이 부족해 1년 만에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13년 만에 직항편이 우리나라에 개설된 것이다.

솔트레이크시티는 델타항공이 미국 내 허브로 삼고 있는 거점 도시로 꼽힌다. 국내선 84개와 멕시코, 캐나다 노선 등을 중심으로 운항해 왔다. 특히 남서부와 중부를 아우르는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조 부사장은 "솔트레이크시티는 공항에서 시가지까지 10분 거리, 산악 관광지 등과도 40분 거리에 불과하다"라며 "공항의 입지도 좋은 데다 미국의 남서부를 잇는 허브로도 부상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솔트레이크시티는 유타주(州)의 주도로 인근 로키산맥과 5개 국립공원이 위치해 있다. 스키, 선댄스 영화제 등 문화 행사로도 유명하다. 2034년에는 32년 만에 동계 올림픽 개최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산업 수요도 몰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기술기업 인력들을 흡수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어도비, 이베이, 오라클 등 IT기업들의 거점이 언덕 위에 자리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빗대 "실리콘슬로프"라고 불릴 정도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솔트레이크시티 노선 취항에 따라 북미와 남미로 향하는 여객들의 선택지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주 노선을 비롯해 다양한 항공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항공 네트워크를 넓혀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