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신지로
“올해 생모 처음 만났다” 가정사 공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지난 9월 12일 선거 고시 이후 첫 연설에서 가정사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고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말했다. 또 “형제는 형(배우인 고이즈미 고타로)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이 더 있었다”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만날 마음은 원래 없었다”면서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결혼한 뒤 장남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변했다고도 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019년 방송인인 다키기와 크리스텔과 결혼했으며 이듬해 장남을 얻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으며, 만나서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라면서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그(고이즈미)가 공개석상에서 신상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일본 정치권 안팎에서는 갑작스러운 그의 가정사 고백이 당내 표심과 여론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보수층 다수가 반대하는 부부 별성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부부가 하나의 성을 쓰도록 하고 있고, 대부분의 부인은 결혼 후 원래 성을 버리고 남편 성을 따르고 있다. 어두운 가정사를 공개하며 동정론을 자극하면 보수층의 거부감이 옅어지고 개혁적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가로, 총리 출신인 부친의 든든한 후광으로 2009년 중의원(하원)에 처음 입성해 5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1년생인 그가 이번에 총재로 당선되면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그는 총리 적합 후보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20%대 지지율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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