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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 호흡기 질환인 독감은 기저질환 악화,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상부 호흡기계(코·목)나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해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은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 세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중 약 70%, 사망자 중 90%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 후 몇 주 안에 바이러스 항체는 최고치에 도달한다. 이후 점차 사라지기 때문에 너무 일찍 접종하거나 늦게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해 백신 접종률이 낮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의료진으로서 봤을 때 류머티즘 환자는 백신 투여 시 류머티즘이 악화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고 면역억제제를 쓰고 있어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약물인 메토트렉세이트(MTX)가 백신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하는 약물 요법으로는 MTX, 레플루노미드와 같은 전통적 질병 조절제와 염증 물질에 대한 항체 제제인 생물학적 제제가 있다.
MTX는 그 자체가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제제 사용 시에도 함께 쓰이는 약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제다.
지난해 발표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계절 백신 효과성' 연구에 따르면 류머티즘 환자에게 계절 독감 백신 접종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후 MTX를 1주간 중단하는 것이 2주간 중단하는 것과 비교해 비열등한지를 조사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 안정된 용량의 MTX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만족스러운 백신 반응을 유도하는 데 있어 백신 접종 후 1주간 MTX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2주간 MTX를 중단하는 것에 비해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이 교수는 "독감 백신 접종 후 MTX를 1~2주 중지하면 백신의 항체 생성 능력을 20~25% 증가시킬 수 있다"며 "일반인과 동일한 정도의 독감 예방 주사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MTX를 1~2주 중지해도 류머티즘 관절염의 질병 활성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도 독감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2006년 세르비아 대학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독감 백신 접종 중요성을 강조한다. 해당 연구는 안정적 상태의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그룹의 환자 23명은 독감 백신을 맞았고, 두 번째 그룹의 환자 31명은 맞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듬해 환자의 질병 활동과 호흡기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감염 발생을 추적했다. 그 결과 백신을 접종한 환자 그룹은 접종하지 않은 환자 그룹보다 폐렴, 급성 기관지염 또는 바이러스 감염 발생이 현저히 적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류머티즘 질환 환자의 백신 접종률을 약 30%로 추정하고 있다. 환자들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류머티즘 환자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계절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 폐렴구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 필요한 백신을 모두 접종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형 매경헬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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