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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5성급 호텔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안내된 더블룸 가격은 69만7500원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 가격으로 결제할 수 없다. 클릭해서 실제로 예약하려고 보면 최종 결제 가격이 84만3975원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차액 14만6475원은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한 가격이다.
이 같은 꼼수를 방지하고자 다크패턴(눈속임 설계)을 규제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내년 2월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호텔업계는 법 개정을 앞두고도 시스템 개선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호텔 숙박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연휴 시즌을 앞두고 서울시내 5성급 호텔 27개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서울시내 5성급 호텔 중 90%는 초기 광고화면에 세금·기타비용을 제외한 가격을 표기했다가 결제 단계에서 세금 등을 포함해 10~21% 높은 금액을 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27곳 중 홈페이지에서 객실 상품 검색 시 첫 화면에 세금과 기타 비용을 포함해 소비자가 내야 할 최종가격으로 표시한 사례는 3곳뿐이었다. 8곳은 세금·봉사료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을 표시해 결제 단계 화면 가격과 21%나 차이가 났고, 16곳은 세금을 제외한 가격을 표기해 10%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텔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안내한 가격과 최종 결제 금액이 다르면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할 가격을 알 수 없어 정확히 어떤 상품이 더 저렴한지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는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해 2004년부터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관련 피해 상담은 센터 누리집이나 전화(02-2133-4891~6)로 문의하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내년 2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홈페이지에 정확한 가격 표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호텔 운영 사업자를 독려하고, 미흡한 사업자 정보 표시는 법에 따라 시정 권고 조치할 것"이라며 "법 시행에 맞춰 온라인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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