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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고강도 검사 예고
"현 경영진도 책임감 가져야"
"생보사 인수, 신문 보고 알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4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진 우리금융에 대해 "대응 방식을 봤을 때 서로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하다는 시각을 받는 조직에 대한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근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결정 과정과 관련해서도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당국과 소통했어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말도 안 되는 회장 관련 대출이 일어나게 한 것은 과거 일이지만 현재 경영진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리금융·은행의 현 경영진이 손 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당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해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이사회나 주주들이 묻는 것이 맞다"면서도 "감독 측면에서 볼 때 그런 잘못된 운영이 결국 부실을 만들 수 있고 관계 지향적인 운영으로 전체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리스크를 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앞당겨 진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갑작스러운 생보사 인수 결정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결정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금융사가 포트폴리오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어느정도 리스크가 수반된다"며 "저희(금감원)는 '인수 검토 중이다' 이렇게만 알고 있었지 그런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된 것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 인수가 영업 확장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사가 은행과 성격이 다른 만큼 어떤 리스크가 없을지 걱정이 있었다"며 "어차피 당국이 인허가를 하는 사안이니 만큼 어떤 리스크 요인이 있는 지에 대해서 금융위원회나 금감원과 소통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횡령·부당대출 등 금융사고에 보험사 인수까지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있어 우리금융에 대한 점검을 빠르게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전격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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