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기술 中企 크라이오H&I
액화질소 발생기 처음 출시
외국산 첨단 고가장비 대체
탄소중립 등 미래산업 필수
국내 유일 극저온 냉동기술
국내외 기업 러브콜 잇따라
 인류 미래를 좌우할 최첨단 기술이면서 주요 선진국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의 공통점은 모두 영하 273℃ 극저온에서만 구동된다는 것이다. 한때 상온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 기술이 개발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지만, 학계 검증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이처럼 극저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극저온 냉각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대표 안경준)가 바이오를 비롯한 최첨단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은 액화질소 발생기를 독자 개발해 주목된다. 2020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극저온 진공펌프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헬륨을 이용한 극저온 냉각 기술을 진공펌프에 적용한 국내 최초 업체다.
크라이오에이치앤비가 이번에 첫 선을 보인 중소형 액화질소 발생기는 일반 대기 공기에서 고순도의 질소가스를 분리·정제하는 기술과 극저온 가스액화 기술이 결합된 제품으로, 액화질소를 사용하는 기업의 뜨거운 러브콜이 기대된다. 2일 시장조사기관 GII에 따르면 극저온 장비 세계 시장은 지난 2019년 43억달러(약 5조7600억원)에서 연평균 13.2% 성장해 내년 116억달러(약 15조5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액체질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하 196℃의 극저온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런 극저온 냉각 기술은 독일 린데를 비롯한 극소수 해외 기업만 보유할 정도로 기술집적도가 높은데, 국내에서는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최근 경기 동탄에 극저온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액화수소, MRI, 초전도체 등에 활용될 극저온 냉동기와 응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액체질소는 병원, 제약, 바이오 산업에서 미생물, 제대혈, 세포, 백신을 실험·보관하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초전도와 탄소중립 관련 산업에서도 필수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수요 기업은 대량 플랜트에서 생산된 액체질소를 압력용기 형태로 받아 사용해야 했지만, 이번에 출시된 제품으로 언제든지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직접 현장에서 액화질소를 생산해 사용할 수 있다”며 “매번 구매 요청을 하고 입고를 기다리고, 배송 후 현장에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없어지기 때문에 편리성, 효율성, 안정성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이오에이치앤비의 대표 제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쓰이는 크라이오 진공펌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그동안 외국 제품을 써왔지만 크라이오에이치앤비가 해당 제품을 개발한 이후 빠르게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로 등록된 것은 물론, 반도체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도 이 회사가 개발한 극저온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차세대 에너지인 수소를 친환경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동진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 전무는 “초전도체, 바이오, 수소를 비롯한 미래 최첨단 산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극저온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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