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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대표회담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협치 복원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회담은 당초 계획했던 90분을 훌쩍 넘겨 약 135분간 진행됐으며,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정치권 안팎의 예상대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채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에 대한 내용은 공동발표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총선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 운영을 포함해 민생 법안을 먼저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 자체는 22대 국회의 극한 대치를 감안할 때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 대표는 또 의정 갈등에 따른 응급의료 차질 등과 관련해 추석 연휴 응급의료 구축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동시에 여야가 함께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직접 논의했지만, 양측 의견이 엇갈려 당장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여야는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개선 등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 앞서 양당 대표는 저마다 그간 강조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상대 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에 대해 민주당이 일부 공감대를 이루는 점을 들어 양당 협력을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25만원 지원법의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놓고도 한 대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두 대표는 정치 개혁에 있어서는 한목소리로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의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위 세대처럼 잘살 수 없다'고들 한다"며 "자본시장의 밸류업 정책으로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투세를 폐지하는 데 국민의힘이 집중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며 "불합리한 상속 세제 때문에 대한민국 기업이 기업활동을 중단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이 대표가 '금투세,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당대표 선거 때부터 금투세 폐지 내지는 유예를 주장해온 한 대표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이 대표와 금투세 정책과 관련해 일정 부분 합의를 볼 수 있다고 보고 논의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저출생 문제 등 민생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 협조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자는 말씀을 드린다"며 "육아휴직 기간과 연령을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에 대한 급여 지원을 확대하며, 임신기 근로 시간 단축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일가정양립법, 고용보험법, 근로기준법 등 국민의힘의 저출생 해결 패키지 3법 처리, 인구위기 대응을 총괄할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협력 등을 요청했다. 이 밖에 '정쟁 중단'의 대국적 선언과 '정치 개혁' 비전에 대한 합의, 정쟁 현수막 자제 등 여야 정치권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관련해 한 대표에게 "현금 지원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이것은 현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개월, 몇 개월 내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소멸성 지역화폐, 즉 소비쿠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 지원 효과와 소비 진작, 자영업자 살리기, 골목상권 살리기, 지방 살리기, 그리고 경제 활성화 통해 세수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아마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 대표의 모두발언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현금 살포"라는 언급이 나오자 곧바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해당 법안을 지난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22대 국회 들어서도 꾸준히 그 필요성을 강조했고, 민주당은 이를 최대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으로 회담을 준비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역사관 인식 문제를 들어선 "이러한 반국가적 주장에 대해 형벌을 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과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권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관련 인물에 대한 공직 취임 제한법에 대한 협조 처리도 국민의힘에 당부했다.
[곽은산 기자 /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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