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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이 해외로, 국내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출생 인구 급감으로 국내 사업 성장성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균 연령이 젊고, 향후 소비 여력 증대도 기대되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은 활발해지고 있다. 금산분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금융과 연계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비금융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역대급 이익을 거두고 있는 국내 금융사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해외점포는 총 41개국에 202개 규모로 퍼져 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에 20개, 미국과 중국에 각각 16개, 유럽에 총 27개 등 점포가 있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 해외점포 총자산은 2102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1년 말 1832억달러 대비 2년 새 15% 늘어난 숫자다. 국내은행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대비 8.1% 수준에 달한다. 국내은행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2021년 11억6500만달러 대비 지난해 14% 늘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베트남에서만 3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가장 많은 이익을 거뒀다.
보험사 역시 해외에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7곳이 11개국에서 41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아직까지 국내 보험사 해외 실적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 해외점포는 총 당기순손실 159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손실 배경에는 지난해 괌을 덮친 태풍 마와르와 더불어 하와이 마우이 산불 등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 탓이 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 같은 천재지변으로만 발생한 손실이 1억600만달러에 달해, 이를 제외할 경우 국내 보험사의 해외 순이익 기조는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보사의 해외점포 실적 향상은 눈부시다. 지난해 생보사 해외점포는 당기순이익 603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산은 27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 해외점포 경영상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등 보험사의 해외 신규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사들은 해외 진출과 더불어 국내 사업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KB금융은 통신,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등 금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비금융영역 사업을 확장해 고객에게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를 위한 사업에 '진심'이다. KB라이프생명은 금융업계 최초 시니어를 위한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케어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생명보험업과 요양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을 서울 송파구와 서초구에 잇달아 열고 있다. 아울러 계열사 KB손해보험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건강 상태 분석과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사업 설립허가를 2021년 하반기에 받아 건강관리서비스는 물론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베트남 1위 외국계 은행 신한베트남은행 등을 앞세워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글로벌 순익만 사상 최대인 4108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 글로벌 순익이 전체 지주 이익 중 차지하는 비중만 15%를 넘겼다. 이는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첫 사례다. 신한금융은 이 같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 진출 계열 금융사 간 시너지 극대화도 도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베트남 호찌민 핵심 업무지구인 투티엠에 그룹사 신사옥을 열어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등 현지 진출 5개 계열사 임직원 1200명이 공동으로 입주하도록 했다. 아울러 인도 비은행 금융사 시장에도 진출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맞물려 북미 지역, 동유럽 지역 등에도 잇달아 점포를 열어 현지에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은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과 손잡고 유럽 지역 비즈니스 기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 업무를 결합한 CIB 기능을 강화해 현지 자금시장, 무역금융은 물론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금융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혁신 신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네이버페이머니 하나통장'은 예금자 보호도 가능함과 동시에 네이버페이 혜택 등을 통해 입출식 통장임에도 최대 연 3.0% 이자수익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핀테크 기업 육성을 통해 '미래 금융'에 대비하고 있다. 올 들어 지주와 자회사 임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그룹 미래사업추진위원회'를 신설해 신사업 추진동력 확보와 시너지 강화 기반도 마련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디노랩'을 통해 사무 공간도 제공하고, 향후 성장을 위한 마중물을 부어주는 펀드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알뜰폰 사업, 토큰증권 관련 업무협약을 통해 비금융 수익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NH농협금융 역시 신사업 개척을 위해 스타트업 등을 위한 펀드 운용을 통해 영세 사업자와 유망사업 지원에 나섰다. 특히 '농협'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범농협 애그테크 상생혁신펀드를 조성해 농업 분야 디지털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강화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은행과 더불어, IB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NH투자증권이 협업해 혁신 기업들이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을 놓는 것이 NH금융의 목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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