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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면 기운이 바뀐다. 입추에 들어선 지 한 주가 지났다. 저녁이 조금씩 길어지는 걸 느낀다. 엊그제 말복을 넘겼다. 다음 주면 처서를 맞으니 더위가 그치길 기대한다.
4년마다 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발맞춰 벌어진 응씨배 역시 10회 대회 마무리에 들어갔다. LG배처럼 응씨배도 2연속 우승한 사람이 없었다. 신진서는 2연속 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었지만 LG배와 똑같이 응씨배 16강에서 떨어지면서 디펜딩챔피언 체면을 구겼다.
세계 최강자가 앞장서지 못한 한국 바둑은 응씨배에서 한 사람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9회까지 결승전엔 언제나 한국 대표 한 사람은 끼어 있었는데. 이번 10회 결승 5번기에서 한국은 관중석에 앉아야 했다.
40만달러가 걸린 응씨배 금메달 다툼에서 일본 1위 이치리키 료가 중국 14위 셰커에게 2대0으로 앞서며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신진서는 흑95로 끊었다. 싸움을 부르지 않는 부드러운 수를 둘 수도 있었다. <참고 1도>라면 백과 흑이 같이 집을 불린다.
신진서는 더 앞서려면 싸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참고 2도> 백1, 3으로 물러나면 흑6에 잇는 자세가 힘차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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