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전령인 입추(8월 7일)가 지났지만 낮에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되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사병(열탈진)과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6일까지 전국에서 1907명의 온열질환자가 보고됐다. 이는 2020년 1078명, 2021년 1376명, 2022년 1567명을 이미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올해 온열질환자를 연령별대로 보면 65세 이상이 614명(32.2%)으로 가장 많았고, 종류별로 보면 열탈진 1035명(54.3%), 열사병 429명(22.5%) 순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은 왜 발생할까? 바로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사령탑)인 '뇌'에 해답이 있다.
뇌는 기계처럼 열을 받으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판단력이 떨어진다. 무더운 뙤약볕에 어지럼증, 현기증, 두통이 나타나도 시원한 그늘로 옮겨 가거나 물을 마셔 체온을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뇌는 우리 몸의 혈관 및 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날씨와 기온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뇌가 열을 받으면 정신 상태가 흐려져 사소한 일에도 금방 흥분하고 화를 낸다. 뇌는 작업 능률을 100으로 봤을 때 24도만 돼도 83%, 30도에는 63%로 떨어지고 40도 이상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폭염과 함께 열대야 현상이 빈발할 때 일할 의욕과 함께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뇌와 몸의 기온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작업 능률이 가장 높은 실내온도는 18~20도, 습도는 40~70%일 때다.
따라서 여름에는 머리를 시원하게, 환절기나 겨울에는 모자를 착용해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또한 의식 저하 및 기운이 없을 때 일시적이나마 인지력(판단 능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포도당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사탕류를 소지하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