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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동메달리스트인 북한의 방철미(왼쪽)과 임애지(화순군청)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408/09/news-p.v1.20240809.dc525bd69d674356a04a13f52192486a_P1.jpg) 시상식과 기자회견장 등 공식 석상에서 단 한 번도 미소를 보이지 않은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동메달리스트인 북한의 방철미가 함께 동메달을 딴 임애지(화순군청)의 한 마디에 미소를 보였다.
9일(현지 시각) 임애지와 방철미는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메달 시상식에서 나란히 3위 단상에 올랐다.
웃는 얼굴로 시상식에 등장한 임애지와는 달리 방철미는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도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방철미는 동메달 소감으로 “이번 경기에서 1등을 하고자 생각하고 왔지만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다”며 “올림픽은 여느 경기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행복했다. 관중 함성을 들으며 더 힘을 얻었다”며 “올림픽같이 축제를 즐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반된 분위기의 소감을 전했다.
남북 선수가 나란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두 선수의 온도 차는 극명했다.
임애지는 “지금은 (남북이) 나뉘어졌지만 같이 힘을 내서 메달을 따서 좋았다”며 “다음에는 (방철미와)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방철미는 “선수로 같은 순위에 선 것에 다른 것은 없다. 다른 감정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집에 메달을 가져가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걸어주고 싶은지’라는 질문도 나왔다.
방철미는 “동메달이 내가 바라던 그런 것(금메달)이 아니니까 별로 소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도움받은 사람이 너무 많다. 만나는 사람 다 한 번씩 걸어줄 것 같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단상 구석에는 북한 복싱 지도자가 ‘매의 눈’을 하고 방철미의 답변을 듣고 있기도 했다.
끝까지 표정을 관리하던 방철미의 굳은 얼굴은 임애지의 한마디에 녹아 내렸다.
일본 기자가 ‘임애지가 준결승 끝나고 시상식에서 방철미 선수를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 보이느 곳에서 실제로 안아줬는가?’라고 묻자 임애지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한동안 정적이 흐른 뒤 임애지는 “비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얼음장 같던 방철미 얼굴엔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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