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데뷔전 무난히 넘긴 이은혜 "지희 언니와 유빈이가 뒤에서 말 해줘서"
단식 첫판 충격패한 전지희 몸 상태 회복세…"우리를 믿는다"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제 같이 싸우러 가는 느낌이 들어서 더 든든
합니다!"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향한 두 번째 도전을 순조로운 승리로 시작한 신유빈(20
·대한항공)은 이렇게 말했다.
신유빈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로 이뤄진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일정을 시작했다.
브라질과의 첫판에서 매치 점수 3-1로 승리하며 메달을 향한 첫발을 가볍게 뗐
다.
앞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하고, 여자 단식에서 4위를
한 신유빈은 한결 밝은 표정으로 단체전에 나섰다.
전지희와 함께 나선 1복식에서 승리를 책임졌다. 이어 단식 주자로 나선 "언니"
들이 4매치 안에 승부를 끝내 신유빈은 5단식에 나서지 않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었
다.
오광헌 감독과 벤치에 앉아 언니들을 향해 응원의 파이팅을 외치며 기를 불어넣
었다.
경기 뒤 언니들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선 신유빈은 "언니들과 함께 있으니까 덜
외로운 것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여자 선수가 나갈 수 있는 모든 종목에 출전한 신유빈은 개회식 다음 날부터 하
루도 빠짐없이 경기를 치렀다. 하루 두 경기를 치른 날이 이틀이나 된다.
하지만 신유빈은 힘들지 않다. 올림픽 무대를 즐기고 있다.
신유빈은 "오늘로 11경기째 했는데, 너무 영광이다. 이런 기회가 또 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한 경기, 한 경기 모든 것을 갈아 넣겠다"고 다
짐했다.
이날 승부의 관건은 이은혜였다. 셋 중 유일하게 올림픽 무대에 처음 오르는 그
가 중압감을 견뎌내야 했다.
이은혜는 2단식에서는 브라질의 에이스 브루나 다카하시에게 게임 점수 2-3으로
졌으나, 승부를 결정지은 4단식에서는 브루나 알렉산드르에게 3-0 완승을 거뒀다.
첫 경기에서 심판이 던져주는 공도 못 받을 정도로 몸이 굳어있었던 이은혜는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결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은혜는 정말 긴장했던지, 심판이 준 공을 못 받은 상황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뒤에서 감독님, 지희 언니, 유빈이가 계속 말을 해줘서 편안하게, 공이
올 때마다 좀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전지희에게도 부담이 없지 않았던 경기다.
그는 여자 단식 첫판이던 64강전에서 포르투갈의 세계랭킹 80위 유후에게 충격
패했다. 전지희의 랭킹은 14위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컨디션 저하로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다고 한다.
전지희는 "단식 경기 뒤 일주일 정도나 지났고, 유빈이 단식 활약을 보면서 느
낀 것도 많고… 복잡한 마음이 좀 있었다. 유빈이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내가 오늘
복식에서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경기 전에는 신유빈에게 "걱정 반 장난 반"으로 "내가 오늘 미스해도 화내지 말
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전지희는 아무런 문제 없이 경기를 풀어갔다.
신유빈과 복식 승리를 합작한 전지희는 3단식에서는 브라질의 "2번 무기"인 지
울리아 다카하시를 19분 만에 3-0으로 완파하며 승리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놨다.
단식 경기 때도 백팩에서 꺼내지 않던 혼합복식 동메달을 이제 여행용 가방으로
옮겨뒀다는 신유빈은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은 언니들과 함께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신유빈은 "(시상대에) 같이 올라가야죠. 두 번째 메달도 해야죠!"라고 힘줘 말
했다.
이날 승리를 통해 스스로를 향한 믿음을 되찾았을 전지희는 "(우리를) 믿어요!
믿어요!"라고 말했고, 올림픽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한 이은혜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ahs@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AI 학 습 및 활 용 금 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