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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을 좋아하던 '소년 사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쐈다.
사격 조영재(25)가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대한민국 사격이 새 역사를 기록했다. 한국 사격은 파리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 6명을 배출하며 2012년 런던올림픽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25ｍ 속사권총 결선에서 조영재는 합계 25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격 선수 가운데 속사권총에서 메달을 얻은 것은 조영재가 처음이다.
이날 조영재가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 사격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로 총 6개 메달을 기록하게 됐다. 2012 런던올림픽(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앞서 한국 사격은 여자 25ｍ 권총 양지인(21),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19),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16)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김예지(31)가 여자 공기권총, 박하준(24)과 금지현(24)이 공기소총 혼성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냈다.
25m 속사권총은 결선에 진출한 6명의 선수가 스테이지1에서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총 3시리즈 15발을 사격한다. 이때 9.7점 이상 맞혀야 1점을 얻고, 9.7점 이하면 한 점도 얻지 못한다. 이후 스테이지2에선 한 시리즈마다 최하위가 탈락한다.
경기 초반 조영재는 연속 3점을 쏘면서 하위권에 위치했다.
하지만 이후 사격에서 연달아 5점, 4점을 기록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최하위가 떨어지는 4시리즈부터는 대다수 선수가 침착함을 잃은 가운데 조영재의 총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영점을 유지한 그의 총구에서 발사된 총알은 은빛 과녁에 명중했다.
현재 조영재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다. 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조기 전역할 기회를 얻었다. 제대 날짜는 9월 18일이다.
조영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형을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권총 사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의 세계랭킹은 37위에 불과하다.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 국제대회 출전 경험도 적다. 객관적으로 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에도 그는 혹독한 훈련으로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조영재가 어릴 때부터 즐기는 취미는 바로 '하늘의 별 보기'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도 화성을 탐사하다 홀로 남겨진 우주인의 이야기 '마션'이라고 한다. 천문학을 좋아하는 그는 망원경 대신 조준경에 눈을 맡겼고, 결국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별을 따는 데 성공했다.
고등학교 시절 어깨를 다쳤던 조영재는 3개월 동안 사격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고통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부상을 입었던 당시를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역경 속에서 무너지지 않은 그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서 최고의 권총 사수 중 한 명이 됐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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