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영 선수, 서른 넘어 출전해 후배 이끌며 금메달 획득 기여
정 회장, 개인전 끝나고 전훈영에 감사의 뜻 전달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맏언니’ 전훈영(30·인천시청)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도 지난 8월 3일 여자 양궁 개인전 경기가 끝난 후 전훈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른이 넘어 올림픽에 처음 출연한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 맏언니 전훈영 선수는 금빛 리더십을 발휘해 후배를 이끌어 여자 단체 금메달을 견인했다.
전훈영에게는 4년 전 도쿄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림픽이 밀리면서 다시 실시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후배들에게 선발 선수 자리를 내주었다. 그는 절치부심하여 올해 4월 국가대표 선수단에 승선해 올림픽 출전 꿈을 이뤘다.
1994년생 전훈영은 2003년 임시현, 2005년 남수현 선수와 10년 안팎 터울이 나는 맏언니다. 그는 언니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고 후배들을 챙겼다. 그는 파리에 도착해 숙소를 정할 때도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며 후배들에게 같은 종목 2인 1실을 챙겨줬다.
경기장 내에서도 전훈영의 리더십은 빛이 났다. 그는 활을 빠르게 쏘기 때문에 단체전 첫 주자로 나섰다. 양궁 단체전은 세트당 120초가 주어지고 3명의 선수가 각 2발씩 총 6발을 시간 내에 쏴야 한다. 첫 주자가 빨리 쏠수록 이후 선수들은 여유를 갖는다.
또한 지난 7월 28일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특히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면서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훈영이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그는 개인전 4강에서도 금메달리스트 임시현과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이런 과정을 직관한 정의선 회장은 지난 8월 3일 개인전이 끝난 직후 전훈영을 직접 찾아 격려했다. 메달을 못 따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과거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전 회장은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전훈영의 모습을 접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경기 때마다 탈락 선수에 대한 위로를 빼먹지 않는다. 3년 전 도쿄올림픽 때 김제덕이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하자 정 회장은 김 선수에 직접 전화했다. 그는 “너(김제덕)는 이제 17살이야. 금메달 2개에 그친 게 길게 보면 더 나을 수도 있어”라며 격려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땐 김우진이 32강에서 탈락하자 현대차 브라질 법인 업무로 자리를 비웠던 정 회장은 급히 일을 마무리하고 경기장을 찾아 김우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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