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로 불릴 정도로 미국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한 지난 2일(현지시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해 세계 최고 갑부들의 자산 평가 가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2일 하루 베이조스의 순자산 평가 가치가 152억 달러(약 20조7000억원) 줄어드는 등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속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가치가 총 1340억 달러(약 182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상 세계 2위 부자인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하루 만에 152억 달러 줄어들면서 1910억 달러(약 260조원)를 기록했다. 이날 베이조스의 순자산 감소액은 이혼으로 재산을 분할했던 2019년 4월 4일과 아마존 주가가 14% 폭락했던 2022년 4월 29일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였다.

억만장자 지수 상 세계 1위 갑부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자산도 65억7000만 달러(약 8조9000억원) 줄어들었다. 또 4위 부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33억90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 6위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34억5000만 달러(약 4조7000억원), 7위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43억7000만 달러(약 5조9000억원) 각각 자산가치가 감소했다. 이날 하루 기술 기업 갑부들의 자산 감소액을 모두 합치면 680억 달러(약 92조5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일 하루에만 2.43%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는 그동안 랠리를 주도해온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실업률(4.3%) 등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탓이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2.07%)·엔비디아(-1.78%)·알파벳 A(구글 모회사 ·-2.40%)·메타(-1.93%)·테슬라(-4.24%) 등 시가총액 상위 주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8.78% 급락했다. 1일 아마존은 2분기(4~6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79억8000만달러, 14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측치 136억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전망치(1485억6000만달러) 아래였다. 더구나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회사 전체 자본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76억달러라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클라우드, 생성형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포함됐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MS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빅테크의 AI 관련 자본지출이 수요 대비 과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