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최장 180일이 걸리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절차만이 남았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 188표 중 찬성 186표, 반대 1표, 무효 1표로 가결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해 표결 전 퇴장했다.

탄핵안의 국회 통과로 이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방통위 업무도 사실상 올스톱 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단 이틀 출근한 채 탄핵을 맞는 "초단기 장관"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탄핵을 주도한 야권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이나 각하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탄핵 사건이 접수되면 헌재는 180일 이내에 탄핵 여부를 결론 내야 한다. 고위공직자가 직무집행에 있어서 법을 위배한 경우 탄핵 대상이 된다.

탄핵 결정은 재판관 9인 중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탄핵 결정이 내려져도 민·형사상 책임은 면제되지 않으며, 탄핵 결정에 파면된 자는 5년간 공무원이 될 수 없다.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방통위는 수개월 간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통신, 미디어 등 방통위 업무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헌재 판단이 나오기까지 160여일이 소요됐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의 적법성을 놓고 방통위를 향한 야권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9일 방통위를 상대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에 대해 따져 묻는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이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키로 했다.

오는 6일에는 이를 위한 방통위 현장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현장검증에선 지난달 31일 비공개로 진행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과 관련해 내부 문서와 회의록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8월 임시국회에서 "방송 장악 국정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과방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건강상의 이유로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 대신 증인 신분으로 참석한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앞서 KBS와 방문진 이사 선임 의결을 표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방문진은 원래 9명을 선임해야 하니까 2명(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이서 9명씩 투표를 해서 투표를 받은 인물을 선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 지원자 31명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고,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의 투표를 모두 받은 지원자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김 조정관은 "9명이 선정이 안 돼서 종료를 하고 6명을 선임했다"며 "투표는 7~8차례 반복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계적으로 2표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했다는 것인가. 각각 1표씩 나온 경우 조율 절차는 없었나"라고 물었고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은 "없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