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에 육박하는 초고도 비만 상태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외에서 새로운 치료제를 찾아보라"고 지시한 동향이 포착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진 오젬픽(Ozempic) 등 주사제가 거론된다.

31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길버트 번햄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김정은의 건강을 통제하는 데 그의 주치의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고비(Wegovy)와 같은 체중 감량 치료제가 그런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만든 오젬픽은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이면서 2021년 위고비라는 상표를 달고 같은 성분의 비만 치료제로도 출시됐다.

국정원은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몸무게가 140㎏에 달하고 체질량지수는 정상 기준 25를 크게 초과한 40 중반의 초고도비만 상태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30대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 중이며, 현 상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가족력이 있는 심혈관 계통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는 평가다.

특히 국정원은 "김정은이 기존 (복용) 약제가 아닌 다른 약제도 찾는 동향이 포착됐다"며 "기존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느냐는 추정이 있다"고 밝혔다. 정보위 간사 브리핑에선 "(김정은이) 고혈압과 당뇨 관련 질환이 있는 걸로 보이는데 "해외에서 그런 치료제를 찾아보라고 한 동향이 있다"는 말이 분명히 있었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평양 옥류아동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했던 데이비드 홍 소아신경외과 전문의는 "김정은의 건강 상태는 "대사 증후군"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사 증후군은 여러 신진대사 관련 질환이 동반된다는 의미로 체중 증가, 고혈압, 당뇨병, 심장마비 위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홍 전문의는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심할 경우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김정은이 최근 미국에서 체중 감량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젬픽 같은 약물에 대한 접근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김 위원장이 다이어트 약물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기 내과 전문의는 "김정은이 새로 찾고 있다는 약은 아마 오젬픽 같은 약물일 것"이라며 "이 약이 (김 위원장이 앓고 있는 건강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전문의는 "원래 당뇨병 약으로 개발됐는데 몸무게도 줄고 당도 떨어지고 심장병도 예방해주는 등 다른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위장 장애와 설사를 겪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