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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기금과 공동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이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공단의 주요 투자 전략 중 하나로 "그동안 비어 있었던 투자 기회를 채워 가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외 연기금과 제휴를 통한 공동 투자 방식으로 시니어 하우징과 인프라스트럭처, 데이터센터 등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서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공단은 올해 6월부터 해외 주식에도 직접 투자하고 있다. 2013년 외부 위탁운용을 통해 해외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이래 최초다. 이미 6월 말 기준(YTD) 19.3%, 벤치마크(BM) 대비 16bp 초과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백 CIO는 "해외 주식은 중장기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기동성 있는 시장 대응과 운용 성과 개선을 위해 직접 운용을 결정했고,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해외 투자 비중 확대 전략은 해외 대체투자와 사모 시장이 변동성 장세나 매크로 환경 변화에서도 꾸준히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 자산군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백 CIO는 "변동성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해외가 국내보다 월등하다면, 그쪽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우려되는 점은 인력 구성이다. 공무원연금공단 내 해외 투자 전담 인력팀은 4명으로, 운용 절차와 관련 법상 인원 보강이 쉽지 않다. 그는 "현재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다루는 수준이어서 괜찮지만, 점차 직접투자 비중을 늘려가면 업무 로드가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백 CIO가 자금을 운용한 지난 2년간 공단은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11.5%, 2023년)을 기록했다. 그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1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내년 6월을 마지막으로 성과와 상관없이 CIO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고객인 전현직 공무원의 노후 자산 관리자로서, CIO인 제 역할을 투자자(Investor)라기보단 자산배분자(Asset allocator)로 정의하고 일해왔다"며 "기금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장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백 CIO의 지휘 아래 올해 안에 2025~2029년 중기 전략적 자산배분(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백 CIO는 지난 2년간 경험한 국내 연기금 환경과 관련해 '발 빠른 대체투자 도전'을 장점으로 꼽았다.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연기금 환경에서도 우리나라 연기금이 글로벌 연기금보다 발 빠르게 대체투자에 나서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임기 중 성과를 내야 하는' 국내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빚어지는 거버넌스 문제는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길게 보고 운용해야 하는 연기금 자산을 자꾸 환매하고, 단기 수익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는 부연이다.
그는 "연기금은 장기 성과가 중요한데 그러지 못하고 자꾸 환매하고 재투자하는 게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긴 호흡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연기금 CIO의 장기근무는 투자 경험 축적과 기회비용 절약 등에서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
글로벌 핵심 연기금으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캘스터스) CIO로 지난 6월 은퇴한 크리스 에일먼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24년을 캘스터스에서 근무했다.
백 CIO는 "비록 제 임기는 짧지만, 공무원연금은 영속적으로 존재하며 운용 성과를 내고 전문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CIO는 하반기 경제 상황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너무 앞서서 기대감을 반영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낙관론보다는 예의 주시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반기에 고금리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은 위험하다"면서 "과거 너무 저금리여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라고 느껴지는 것이지, 지금은 정상에 복귀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예전의 초저금리 상황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각오하고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공무원연금은 운용자금 6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3대 연기금이다. 백 CIO는 1970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수출입은행에 입행했다.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후 삼성생명에서 뉴욕투자법인을 거쳐 재무전략부장을 지냈다.
[전형민 기자 /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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