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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피해 유럽 공장 짓는 中전기차 기업들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이 유럽 본토 공장 증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를 막으려는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48%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 제조사들이 '유럽산'으로 둔갑할 수 있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유럽 현지 업체와 협력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위장 전술'이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고율 관세의 영향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체리자동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4월 스페인 에브로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다. 체리자동차는 연내 해당 공장에서 오모다 E5 생산을 시작해 2029년까지 연간 15만 대를 양산할 계획이다. 체리자동차 유럽지사의 찰리 장 사장은 지난달 중순 EU의 관세 폭탄 발표가 있던 다음날 블룸버그에 "본사는 진정한 유럽 기업이 되기 위해 현지 연구개발, 제조 및 유통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는 미국 스텔란티스의 폴란드 공장에서 T03 모델을 생산한다. 역시 스텔란티스와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서다. 립모터는 오는 9월부터 유럽 9개국에서 T03 판매를 시작한다. 비야디(BYD)도 헝가리에 자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튀르키예에 두 번째 공장 설립을 조만간 공식화할 예정이다. 튀르키예는 체리자동차의 두 번째 공장이 들어설 곳으로도 알려졌다. 중국 지커는 모기업 지리자동차가 소유한 유럽 생산 부지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유럽 내 첫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의 아돌포 우르소 산업부 장관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장화이자동차, 둥펑자동차 등을 만나 공장 유치 가능성을 논의했다. EU 당국은 현지 진출을 통해 관세를 우회하려는 중국 제조사들의 전략을 조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제조업체의 진출은 유럽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폐쇄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쟁사들과 '울며 겨자먹기'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간을 내어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라오민 중국 재정부 부장관은 블룸버그에 "수십 년 동안 중국은 가성비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세계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기여해왔다"고 주장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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